1859년 여름, 한 곡예사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설치해놓은 밧줄 위를 걸어 미국에서 캐나다로 건너가는
흥미진진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줄타기 곡예를 벌인 주인공은 프랑스 출신의 곡예사
찰스 블론딘. 그는 공중에 설치해놓은 밧줄 위에 서서 온갖 위험한 동작을 해내며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블론딘이 세계 최초로 시도한 나이아가라 외줄타기 곡예 현장에도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이곳에는 무려 48m 높이에 로프가 설치됐습니다. 그는 약 18kg 무게의 장대로 균형을 잡은 채
한 발 한 발 밧줄 위를 걸어 폭포를 건너갔습니다. 드디어 블론딘이 맞은편에 도착하자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습니다. 모든 곡예가 끝날 때쯤 되자 블론딘은 구름처럼 모여 있는 관중을 향해 소리칩니다.
"당신들은 내가 사람을 등에 업고 이 폭포를 건너갈 수 있다고 믿습니까?"
그러자 관중은 "믿습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블론딘은
"그럼 내 등에 업혀서 나와 같이 폭포를 건너갈 사람 한 분만 나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관중은 이내 침묵에 잠겨 블론딘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자원자가 아무도 없다고 판단한 블론딘은
관중 가운데 서 있는 한 남자에게 "당신은 날 믿습니까?"라고 묻습니다. 해리 콜코드라는 이름의 남성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난 당신을 믿습니다. 기꺼이 당신 등에 업히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블론딘의 등에 몸을 맡깁니다.
남자를 등에 업은 블론딘은 이제까지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로프에 올라 한 발 한 발 내딛기 시작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블론딘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건너는 데 성공했고 이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중은
환호했습니다.
블론딘의 등에 업혀 나이아가라 폭포를 건넌 사람은 누구일까요? 당시 관중은 몰랐지만 사실 콜코드는
블론딘의 메니저였습니다. 그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블론딘을 신뢰할 수 있었떤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랜 기간 그의 매니저로 일하며 그를 지켜본 결과로 얻은 지식과 경험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을
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신뢰(knowledge and experience-based trust)라고 부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말
대단한 믿음과 신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 가까이서 지켜보고 경험해봤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명이 달린 사안이라면 나 같으면 그의 등에 결코 업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신뢰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