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 피난민들이 발생했는데 이중에서 고려인들은 국적이 없는 상태라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회에서 재외동포 포용법의 조속히 통과 되어야 합니다."
한국희년재단 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5월 25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본 무국적동포의 포괄적 입국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무국적 고려인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고려인'이란 19세기 중엽부터 광복 때까지 러시아와 구소련 지역으로 이주한 이들과 그 친족을 가리키는 말로, 이중 구소련 해체 이후 15개 국가로 분립되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다가 국적 취득의 기회를 상실하고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사는 이들을 '무국적 고려인'이라 부른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무국적 고려인 문제 해결을 위한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임광빈 목사(희년재단 상임이사)는 "정확한 숫자는 잘 알 수 없지만 선교사들과 현지인들, 대사관 직원들의 추측에 따르면 구소련 국가에 4만여 명의 무국적 고려인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며, "이중 독립운동가의 후손도 있는데 불법체류자나 무국적자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은 기한의 여부에 상관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무국적 고려인을 위한 지원은 다양한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동포들의 출입국을 관리하기 위한 법을 넘어 정책과 법안, 지원방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재외동포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실태 조사와 법적지위 향상, 법률지원, 행정지원을 위한 지원 △재외동포위원회의 상설화 △ 코이카, 영사관, 국제단체들의 네트워크 형성 △상대국과의 실무적 테이블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무국적 동포 이야기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이 고국에 피신을 하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는 오고 일부는 오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게 됐다"며, "희년은 떠돌이, 나그네가 없는 세상이다. 대대손손 국적 없이 신분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 고국은 해방됐지만 자신들의 상황은 해방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한국교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고려인, 경계와 절망의 출구에 대해'를 주제로 발제한 이용빈 국회의원(광주 광산갑)은 "국내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가 정부에 바라는 점은 한국 내 체류자격에 대한 개선, 한국 내 생활에 대한 지원 등 크게 두 가지"라며, "고려인 동포들은 재외동포비자인 F-4 비자나 방문 취업비자인 H-2비자를 받을 수 있어 불법 체류까지는 아니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고, 저임금 노동자로서 영주권 취득의 조건을 따내기도 버겁다"며, "경제적 장벽은 물론 언어적 장벽도 큰 장애라서 고려인들이 동포로서 소속감을 갖기보다 외국인이나 다른 나라 동포들에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고려인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의 신세"라며, "고려인 피난민들을 보면서, 일제강점기 시대 고려인 1세대와 전쟁에 따른 피난민이 된 고려인 3, 4세대의 삶이 역사적으로 되풀이 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교인들의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