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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10:21

두통을 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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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두통을 앓았다. 진통제가 통하지 않는, 독한 놈이었다. 지끈지끈하다가 어질어질했다. 머리가 아프니 글을 쓸 수도, 책을 볼 수도 없었다. 개점휴업인 상태로 무위도식했다. 밤도 아닌데 침대에 늘어져 눈을 감았다. 이른 더위를 먹어서인가. 컨디션 조절을 잘못했나. 작업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았나. 원인을 안다고 두통이 낫는 것도 아니니, 물음표는 결국 반성으로 바뀌었다. 힘이 넘치는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조금씩이라도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라는 드라마가 지난주에 종영했다. 박해영 작가의 전작들,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와 맥을 같이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만으로도 202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즈ㅇ명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이들의 얼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진학과 취업에 실패한 청춘들, 남들이 받는 수억여원의 성과급을 흘끗거리는 월급쟁이들, 오랜 질병으로 병상을 떠나지 못하는 환우들…. 나의 가치는 성과가 아닌 존재 자체에서 온다는 그분의 음성을 들으려고 두 손을 모았다.

 

정혜덕 작가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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