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 죄 죽임을 위한 일반적 지침
“거듭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아무리 부지런히, 열심을 다해, 주의 깊게 그리고 마음과 정신을 집중시켜 죄를 죽이려고 해도 결코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치료법을 사용해도 헛수고입니다. 절대로 고침 받지 못할 것입니다.”
7장 죄 죽임을 위한 일반적 지침
Ⅰ. 죄 죽임을 위한 일반적 지침
1. 죄 죽임은 오직 신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죄 죽임은 신자의 의무입니다(롬8:13). 거듭나지 않은 자는 죄 죽이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관하셔야 할 일이기에 죄 죽이는 일 자체는 거듭나지 않은 자는 결단코 수행할 수 없습니다. 교황주의자들은 서약과 고해성사와 보상적 공로를 통해 죄를 죽이려고 시도합니다. 우리 가운데서도 자기의 깨달음과 각성된 양심에 순종하여 죄를 버리려고 시도하는 자들도 모두 이와 똑같은 상태와 상황 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죄 죽이는 법을 따라갔으나 결코 죄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죄를 죽이는 것이 의무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방법에 따라 이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죄 죽이는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영이 죄 죽이는 일을 하시는 데,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면 성령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며, 오직 그때에만 죄를 죽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롬8:8). 그러면 이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 속에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그때 우리는 죽은 몸입니다(10절). 이때 비로소 죄를 죽이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새 사람이 의에 대해 살리심을 받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와 상관없이 욕심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의 영은 죄 죽이는 일을 하기 위해 오실 때, “연단하는 자의 불과 표백하는 자의 잿물”과 같고, 금, 은같이 그들을 연단하실 것입니다(말3:2-3). 이사야 1장 25절에서처럼, 그들의 찌꺼기와 혼잡물을 다 제하시고, 이사야 4장 4절에서처럼 그들의 더러움과 피를 씻겨 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원래부터 금과 은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닦는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서 저는 죄를 죽이는 것은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이 거듭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직 그들에게 죄 죽이는 일을 하라고 부르시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먼저 할 일은 이런저런 특별한 욕심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회심-영혼 전체의 회심-입니다. 먼저 영혼이 철저히 회개하고, “자기가 찔렀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비로소 낮아져서 죄를 죽이는 일이 시작됩니다. 바리새인들은 무거운 짐을 지우고, 따분한 의무를 부과하면서, 금식과 정결예식과 같은 것을 통해 죄를 죽이는 엄격한 수단을 부담시켰는데, 모두 헛됩니다. 세례요한은 “너희에게는 회심의 교리가 필요하다. 내 손에 들린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여 있다.”(마3:10)고 했습니다. 주님도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따겠느냐?”(마7:16)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뿌리를 다루어야 하고 나무의 속성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열매를 절대로 맺지 못할 것입니다.
거듭나지 않고 가책을 느낀 사람들이 부질없이 죄 죽이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힘쓰는 수고 속에는 다양한 치명적 악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1)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못 하게 된다.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이 죄 죽이는 일을 하게 될 경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간의 전체 면모를 일깨워 자신이 처한 상태와 조건을 헤아려 보고, 자기를 초조하게 하는 죄를 죽이는 데 몰두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절실히 느껴야 합니다. 이런 상태가 없이 죄를 죽이는 일은 순전히 고통을 피하려고 하는 자기사랑에 불과하고, 요구되는 일이 전혀 아닙니다. 이것은 죄악입니다. 그들은 죄를 포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지만, 보편적 회심을 통한 방법에는 집중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하나님께 나아와 그분께 시선을 고정시키도록 허락하신 가장 영광스러운 방법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가장 흔히 빠지는 유혹 가운데 하나입니다.
2) 영혼을 속이는 일이 벌어진다.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이 죄 죽이는 일을 하게 되면, 영혼을 속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양심이 죄 때문에 괴롭고 안식을 누리지 못할 때, 영혼의 위대한 의사에게 나아가 그분의 피로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죄를 스스로의 힘으로 대적하는 일에 종사함으로써 양심을 무마하고 진정시키며 그리스도께 전혀 나아가지 않고 주저앉아 있기 때문입니다(롬10:3).
둘째, 자기 힘으로 죄 죽이는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상태와 조건이 괜찮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자기들이 본질상 선한 일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참으로 해야 할 일을 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그들은 자기들이 진심으로 그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일종의 자기 의에 빠져 마음이 완고해집니다.
3) 미리 깨닫지 못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헛수고를 한다.
이러한 오랜 과정을 거친 후에 비로소 죄가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님을 발견하거나, 죄는 물리쳤지만 다른 죄를 범하게 된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의 싸움이 헛수고였음을 알게 됩니다. 즉 자신이 결코 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자기를 덮칠 물을 모으는 댐을 스스로 쌓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그는 절대로 성공은 없다고 절망하는 사람이 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죄의 힘과 자기가 견지해 왔던 형식적 습관에 자신을 맡겨 버립니다.
그러므로 거듭해서 죄를 죽이는 것은 신자들, 오직 신자들만이 업무라고 말하는 바입니다.
죄를 죽이는 일은 신앙의 업무로서, 신앙의 고유한 업무입니다. 그런데 죄를 죽이고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합니다(행15:9). 또는 베드로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진리를 순종함으로 영혼을 깨끗하게 한”(벧전1:22)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이 없으면 죄를 죽이는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말한 일반 원칙은 바로 이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리스도께 관심을 두라. 만약 그리스도 없이 죄를 죽이려고 한다면, 결코 죄를 죽이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말씀을 전파하는 자들 혹은 설교 사역에 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곧 사람들의 죄를 지적하고, 특정한 죄에 대해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은 설교자들의 의무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율법과 복음의 적절한 목적에 따라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설교자들은 죄를 이용하여 죄인이 처해 있는 상태와 조건을 발견하도록 설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설교자들은 사람들에게 형식주의와 외식주의를 조장하고, 복음이 베풀어야 할 설교의 참된 목적을 거의 전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술 취하지 말라고 다그침으로써 완전히 형식주의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무익합니다. 회중을 유능하게 다루는 설교자는 그의 도끼를 뿌리에 놓고 회중의 마음속을 계속 파고드는 법입니다.
8장 죄 죽임을 위한 일반적 지침
2. 총체적인 순종을 위한 진실함과 부지런함이 없으면, 죄 죽임은 있을 수 없다.
여기서 진실함은 인격과 관련되어 있고, 부지런함은 죄를 죽이는 일 자체와 관련되어 있는 요소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죄의식 아래 있을 때, 금식과 기도로 부지런히 그리고 열렬히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사 58장).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모든 열심을 거절하십니다. 그들의 금식은 치료하지 못할 처방으로서, 5-7절에 나오는 이유를 보면 그들이 이 의무에만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부지런히 금식에 참여했지만, 다른 일들은 게을리 하고 부주의했습니다. 영혼의 죄와 불결함에서 비롯된 고질적인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는 사람도 자신의 전반적인 영적 기질과 체질을 똑같이 조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죄를 죽이는 참된 방법 속에는 십자가에 나타나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싫어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죄를 혐오하는 의식이 바탕에 있습니다. 확실히 방금 언급한 죄를 죽이는 잘못된 방식은 자기 사랑(self-love)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만일 그대가 죄 곧 모든 악한 길을 죄로 혐오하고 있다면, 그대 자신의 영혼을 근심시키고 불안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을 근심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항하여 경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대는 그저 지금 그대를 괴롭히고 있는 죄에 대해서만, 그 죄가 주는 괴로움 때문에 대적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대의 양심이 죄 아래에서도 평안하다면, 아마 그대는 죄를 내버려 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하나님이 이런 위선적 노력을 인정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누구든 자신의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일은 총체적인 순종함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의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하는 일은 그들 자신의 일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바울은 고린도후서 7장 1절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서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육과 영의 온갖 더러운 것에서 자신을 깨끗하게 하자”고 말합니다. 죄 죽이는 일을 할 때에도 특정한 욕심만 집중적으로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악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모든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 총체적으로 마음의 겸손한 상태와 기질을 유지해야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게 됩니다.

